국민대학교 유라시아 연구소

 Total 38 articles , Current page is 1/2  Logged user : 0
   View article
  관리자   Date : 2011/04/01  Hit : 2512  
 한 정치인의 두개의 아바타
 
한 정치인의 두개의 아바타
 
 
ФОТО: Reuters
 
 
바딤 슬랩첸코(국민대학교 유라시아연구소)
.
리비아 공습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건이다. 그래서 국가 지도자가 어느 편을 든다고 해도 반대하는 국민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도자가 두 명이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한 지도자가 한 편을 들고 다른 지도자가 반대의 편을 들면 모든 국민들이 만족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러시아에서 바로 이 상황을 목격할 수 있다. 러시아 총리가 서방 국가의 대(對) 리비아 군사작전을 십자군 원정에 비교하면서 그 것을 승인한 유엔 안보리 결의가 불완전하고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 반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 투표에서 기권한 것은 의미 있는 것이었고 십자군 원정 비유는 수용할 수 없다고 비교는 말했다.
그 후 푸틴의 대변인은 위와 같은 의사 표명은 러시아 총리의 개인적인 생각이지 러시아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두 정치인 간의 갈등을 예측했으며, 심지어 메드베데프가 푸틴을 사임시킨다는 예상까지 흘러나왔다. 흥미롭게도 더 이상 아무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여기에서 러시아 정치구도의 현실, 즉 대통령은 단지 형식적인 기능만을 수행한다는 점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러시아 한 언론인의 말을 빌리면 대통령과 총리는 두 개의 아바타를 가지고 있는 한 명의 정치인이다. 참으로 설득력 있는 지적 인 것 같다. 사람은 두 명이지만 정치인은 한 명이다. 그리고 이런 시각에서 푸틴-메드베데프 관계를 보게 되면 모든 상황이 명확해진다.
이러면, 향후 대선에 대해 푸틴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도 이해가 된다. 우리가 둘이 같이 앉아서 누가 대선에 출마할 건지 결정할 것이다라는 말은 한 명의 정치인이 앉아서 그의 어떤 아바타가 출마할 것인지 결정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그 시기의 여론에 달려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선거 시즌에 국민들 사이에서 반 카다피 논란이 있는지, 반미 감정이 지배적인지, 현대화를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연금 인상을 원하는지 등의 문제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어찌 보면 우스운 상황이 아마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이 시스템이 러시아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체제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개발 도상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인데, 우크라이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가 아무리 민주주의적인 가치를 내세우려 해도 대통령과 총리가 계속해서 다투고 싸우면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경제 개혁 정책을 수행하기가 어렵다. 또한 잦은 정권 교체로 인해 새로 뽑힌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이 만든 제도를 없애고 고위관료들을 교체한다면 나라가 발전하기는커녕 후퇴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더 민주적이라고 해서 더 잘 사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부정부패가 러시아보다 규모가 훨씬 큰 수준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러한 정치적 위기가 계속된다면 국민만이 희생자가 된다.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정치구도는 이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개발 도상에 있는 러시아가 새로운 발전단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칼럼>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유라시아 연구소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Next   통합 러시아당 vs 나머지 러시아 정당들 관리자
Prev   BRIC에서 영감을 얻어 BURK를 출현시킨다 관리자
LIST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sayz.net